최근 이른바 '펜스 룰' 이 화제인데요. '부인이 아닌 여성과 단둘이 식사 및 술을 마시지 않는 것' 이 펜스룰의 중심입니다. 이것이 확장되어 여성과 아예 공.사적으로 접촉을 하지 않겠다는 확장된 펜스룰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펜스룰을 내 자신을 위해 스스로 지키겠다는 사람은 모를까, 펜스룰을 직장에서 요구한다고 해서, 성범죄가 사라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펜스룰을 개인적으로 하시는 분들 제외하고 직장에서 성범죄를 없애기 위해 펜스룰을 적용하는 곳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제가 예전에 당한 성범죄 같은 경우도, 타인들이 함께 있는, 남녀가 섞인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이 보는 자리에서 행해졌습니다. 이것은 단 둘이 있지 않겠다는 펜스룰이 지켜진 사례였지만 엄연히 성범죄가 발생했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증언을 적극적으로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상급자의 압력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은, 성범죄가 발생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묵살되고 짓밟히는 것이 접촉을 하느냐 안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 상호간의 권력 비대칭 문제라는 점입니다. 그것이 인사권이든 뭐든간에요.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성범죄를 가했을때 그 사건이 과연 묻혀질까요? 용납이 될까요?
정작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고 그 주변만 보면서 논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안희정 지사 성폭행 사건에서 김지은 씨 역시 자신이 성폭행을 거부할 수 없었던 이유로 안희정씨의 권력을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많은 피해자들도 거부하거나 반항, 폭로하지 못했던 이유로 가해자의 힘, 영향력이나 자신이 받을 불이익을 이야기했습니다. 저 역시 성추행 사건 당시 그 자리에서 즉각 반항하지 못했던 이유도 제가 받을 불이익과 가해자의 힘 때문이었습니다.
성범죄의 본질이 궁극적으로, 두 사람의 힘차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접촉이든 뭐든 그 외의 것들은 그냥, 부수적인 것들일 뿐입니다.